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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먼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풍이 울긋불긋 만발했었는데 벌써 옛날얘기가 되었습니다.

나무들이 휑하니 단풍하나 없이 빈가지만 바람에 소리 없이 흔들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했는데 흔들리지 않고 떨어지는 단풍도 없는 것 같습니다.

 

스산한 나뭇가지만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 앞쪽 바위가 무당바위라고 합니다.

아주옛날부터 신당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정기가 아주 센 곳인가 봅니다.

그리고 봄에는 벌이 많아 토종벌꿀 채취를 위해 벌통을 많이 설치했다고 합니다. 

 

초겨울 낙엽송

 

집 앞에 우거졌던 낙엽송도 잎이 다 떨어지고 이제는 앙상한 가지만 보입니다.

그러니 이제 소나무의 계절이 온 거 같습니다. 푸르름을 더하고 모든 나무들 중에서 으뜸으로 나기 시작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활엽수에 막혀 본연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더니 이제야 제철을 만난 거 같습니다.

 

지난여름, 가을에는 잘 보이지 않던 바위도 이제는 기세를 뽐냅니다.

이러다 눈이라도 오면 모든 것은 다 똑같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눈이 녹으면 다시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고 그다음은 다시 지금처럼의 계절이 오겠지요

 

그러는 가운데 저마다의 위세를 뽐내기도 하고 다시 또 눈으로 덮여 모두가 똑같아 지다가 또 지금이 오는 것처럼

모든 것은 공과 같은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초겨울 풍경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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